갤러리 걸의 홍콩 아트페어 일기 (제 2부)   
              

차이완의 동섬미술제를 아침 일찍 방문하는 무리

동섬미술제의 행사에 참여하는 홍콩의 미술가 캐롤 리(Carol Lee)의 작품에 드리워진 멋진 그림자들

동섬미술제(Art East Island)가 열리는 차이완(Chai Wan, 柴灣)에서 우리 화랑이 있는 소호(SoHo)로 그리고 페어가 열리는 컨벤션센터로 동분서주하며 퍼붓는 비속을 달리다 보면 페어를 준비하는 사람마저 몇몇 세세한 것들을 놓치거나 막판에야 겨우 그것들을 처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스의 방문자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가 잠재적 고객들과 주로 나누는 대화는 황소 축제의 행진, 서명을 한 부처상의 음란함, 타이오(Tai O, 大澳, 외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오래된 어촌)의 초호화판 부동산 개발, 자연식 다이어트 그리고 나가 룩셈부르크에서 왔다고 착각하면서 나를 몇 해 전에 그 곳에서 만났다고 확신하는 어느 신사에 관한 것 등과 같은 주제에 맴돈다. 즉 그들과의 대화는 서로의 흥미들이 충돌하고 교환되는 정도이다.

페어의 방문객들이 페트로크(Petroc)의 “생의 약동(ÉLan Vital)” 곁에 모여들자 우리는 유리 구와 스테인레스 좌대에 사람들이 오르거나 지문을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얼굴을 문지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마스킹 테이프로 조각 주변에 경계를 표시하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우리들의 기발한 의도는 결국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접촉을 못하게 하는 방안을 설정하는 하이와 그의 동료

에니 모리스(Annie Morris)의 빨래집게 회화(Peg Painting)

이후 중앙구역(Central)의 디젤 매장(Diesel store)에서 열리는 한 행사를 보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 거기는 흐느적거리는 젊은이들이 여기 저기 퍼져 있는 소매 시장에 행해지는 파티의 트렌드가 전해졌다. 나는 그 곳에 있는 공간화랑(The Space)의 히피 취향의 분위기와 더 이상 내 목소리를 전할 수 없는 소음 속에서 친구 하나를 만났다. 나는 이내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프린트 된 옷을 걸친 채 배낭을 메고 문신을 군데군데 한 이들의 무리 속으로 뭉쳐 들어가야만 했다. 젊은 영국 미술가들(YBA)의 공개행사장은 로브(Rob)와 카터(Nick Carter)의 작품들과 함께 홀로그램으로 제작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Queen Elizabeth II)의 놀라운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기량과 역량이 증폭되어 확실히 자리 잡은 영국의 미술가들 중에 선별된 작품들로 공간화랑(The Space)이 주최한 저녁 칵테일파티

2012년 5월 19일, 토요일

미술가 아이 야마구치(Ai Yamaguchi, 山口藍, 1977~)와 도쿄(東京)의 미즈마(Mizuma) 화랑 대표와 함께 하는 브런치 행사를 위해 화랑으로 일찍이 출근했다. 내방객들은 각자 크로와상(croissant)과 커피를 들고 난 뒤 일본 현대미술의 현재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미술가와 큐레이터의 대담을 듣기 위해 자리를 잡고 귀를 기울였다.

일본 현대미술의 현재라는 주제로 10챈서리레인화랑에 마련된 미술가 아이야마구치와 도쿄의 미즈마화랑 대표의 대담

나중에 한 친구가 화랑 곁에서 혼미한 상태로 불쑥 말했다. 그녀는 어제 밤늦게 사암룽화랑(Saamlung Gallery)의 뒷풀이 때문에 자신이 회복되려면 적어도 한 달은 족히 걸릴 것이라 했다. 어떻든 그녀는 완차이(Wan Chai, 灣仔)의 한 가라오케 바에서 일군의 사람들과 함께 해야 했고 “다만 잠간 들러 인사만 하고 10분 만에” 나오기로 철석같이 다짐한 덕분에 새벽 3시에 다들 나가 떨어졌지만 자신이 노래를 부른 최후의 일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홍콩의 여성모자 제조가인 제이카우(Jay Cow)의 제작실에서 만들어진 강렬한 머리 장식

오늘은 또한 차이완메이(Chai Wan Mei, 柴灣尾)의 공식 오프닝이 있는 날이다. 차이완 공업 지역에 들어 찬 25개의 공간들이 예술가를 위한 공방이나 제작실과 같은 시설로 운영되어왔다. 바로 그 공간들이 대중에게 문을 연다. 차이완이 점차 많은 지역에서 온 미술가들과 창작자들에게 본거지가 되는 것에서 보듯이 차이완메이는 홍콩의 오래된 공단을 활용하는 놀라운 획기적 방식이다. 그것은 또한 아트페어 기간 중 창작자들이 알려지는 기회로도 활용된다.

2012년 5월 20일, 일요일

거래가 마감되는 날이다. 우리는 최종 순간의 집계를 만들기 위해 내부의 역량을 총 집결하는 중이다. 지난 며칠간 거의 자지 못한 밤의 누적과 긴장된 집중의 연속으로 우리의 눈알이 충혈 되었지만 아드레날린은 여전히 우리의 뇌를 뒤흔든다.

케이트 드 틸리(Katie de Tilly) 관장의 부군이자 헤지펀드 운영자인 조르즈(Georges)가 우리의 부스를 방문한 관광단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아트페어에 참여하기 위해 6개월이 넘는 운영 경비를 손해 보는 위험을 감수하는 참여 화랑은 지극히 드물다. 매일 아침 우리의 부스로 출근하면서 의도적으로 매번 길을 바꾸어 봤음에도 나는 내가 본 것보다 더 많은 작품들이 설치된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안다. 다행스럽게도 페어에 참여한 친구들의 연줄을 통해 그들이 관심 갖고 찾은 것을 사진으로 내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게 보내온 것들이 있다.

홍콩의 오세이지화랑 부스

자신의 주요 작품을 철거하는 미술가 페트록(Petroc Sesti)

나는 무한한 활기와 열정을 지닌 나의 헌신적인 동료들과 전설적인 미술가들(후앙루이, 윌리엄 푸미스, 켄 마츠바라, 딘 큐 레, 아이 야마구치, 존 영, 시 구오루이, 페트록 등)의 노고와 감화력 있는 정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불편한 육체노동이 수반되었음에도 우리들 모두는 참여하는 기쁨이 컸지만 내년의 바젤 아트페어(Art Basel)가 이끌 결과들을 이제 기대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10챈서리랜스 화랑의 행사들을 살피고 이메일 목록에 서명하셔서 앞으로 열릴 전시회들에 관한 초청장을 받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