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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미술 현장의 동향과 평가 / 미술 감상 안내   
촉각의 인상주의자 르노와르


학예연구팀   /   2000. 5. 6.
 

 

 

이 희 영

미술평론가, 서초조형예술원 학예교육실장



프랑스의 문필가인 앙드레 말로가 문화부 장관에 재직하던 때의 일이다. 그는 한 때 프랑스 남부 지중해 해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가 머물던 호텔의 종업원이 그에게 다가와 해변가에 르노와르(Pierre A Renoir, 1841~1919)가 와서 그림을 그린다고 일러주었다. 말로는 르노와르의 회화를 익히 알고 있었고 그를 존경해오던 차였다. 아침 식사를 마친 말로는 신선한 해초 내음이 가득한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은빛 수염을 휘날리며 잔물결 이는 바다에 집중해 있는 캔버스 앞의 한 노인을 보았다. 이내 그는 종업원이 일러준 대가(大家) 르노와르임을 바로 알았다.


말로는 르노와르가 그리는 바다를 보기 위해 그의 등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나 말로가 그 캔버스 앞에서 목격한 것은 바다가 아니었다. 말로는 당황해 하며 놀라워했다. 존경해온 노 대가와의 만남에서 오는 진중한 놀라움보다 그 캔버스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말로를 아연케 했던 것이다. 바다가 그려져 있어야 할 캔버스는 어느 내륙의 시냇가를 배경으로 목욕을 하는 한 소녀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캔버스 넘어에는 산중의 시내도, 벌거벗은 소녀도 없는 망망대해일 뿐이었다.


이 일화는 르로와르의 회화적 상상력을 대변하고 있다. 바다와 시내의 엄연한 현실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르로와르는 물과 푸르름, 이 둘에 대한 시각적 연결을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 상이한 현실의 시각적 조건을 르로와르는 눈에 뵈지 않는 상상의 인물을 통해 그 인체 표면의 촉각과 그 환경의 촉각을 부드러운 붓질로 통합하고 있다. 시각은 본질 적으로 대상을 고정하려는 속성이 있다. 떨어지는 낙엽의 그 사실을 그림으로든 사진으로든 담아서 눈으로 확인하려면 허공에 그것이 정지된 것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시각적 표현은 시간의 정지를 통해 견고해지려 한다.


르노와르는 시간의 부재나 정지를 요구하는 시각의 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찬찬히 눈동자를 옮기는 눈의 판독 조건을 통해 전혀 다른 먼 곳과 다른 때의 것을 옮겨왔다. 그것을 르노와르에게서 가능케 한 것은 바로 대상의 표면을 향하는 시선의 움직임과 그것을 더듬는 시각의 촉각적 작용에 의해서이다. 여기서 시각이 촉각으로 통합되고 확장되는 르노와르의 상상력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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