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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류지선 展


편집취재팀   /   2007. 8. 17.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류지선 展

 

   소나무1, 2007, 한지에 지우개 가루와
   아크릴릭, 117x80.5


갤러리 도올
서울특별시 종로구 팔판동 27-6 (우)110-220
02) 739-1406

2007. 9. 5. (수) ~ 9. 20. (목)




류지선, 미술가


 

이번 나의 개인전에 출품된 회화들은 지우개 가루를 주된 재료로 적용되었다. 이점이 지난 번 나의 일곱 번째 개인전과 얼핏 관련되어 보이고 따라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조형적 결과물과 방식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이전의 전시가 하얀 캔버스를 바탕으로 하여 강한 흑백의 대비를 통해 팽팽한 긴장감을 드러낸 반면 이번의 회화들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바탕과 이미지를 그것과 함께 사용했다. 그래서 다소 풍부하면서도 자연스런 느낌을 전해게 될 것이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3, 2007, 비단에 지우개 가루와 아크릴릭, 90.5x50.5
과거의 것이 갇혀진 동물을 주 된 소재로 다루던 것이라면 이번은 전시의 제목인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서 보듯이 버드나무나 소나무와 같은,  땅에 고정된 식물을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다.

나무들은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의 일부분이다. 그것들은 한국인의 정취가 깊이 담겨져 잇은 대상이기도 하다. 강가에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일말의 서정과 여유를 안겨 준다. 오래되지 않는 때부터 환경은 자연에 대한 통제를 기반으로 물질적 가치와 개발로 채워진 듯하다. 지금 어디서든 자연의 대상들은 위협 받고 그것에 저항하기에 미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라는 이번 전시 제목은 이와 같은 대상의 서정과 바람에 흩어지는 가벼움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 그러니까 마음과 대상이 만날 곳을 나는 회화의 공간으로 본다. 서정이라는 마음과 나무라는 물리적 대상이 곧 사라질 것 같지만 그대로 떳떳해질 수 있는 회화에 담기기를 원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없는 것 마저 드러내고 또한 있는 것마저 없어 보이게 하는 회화의 힘이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2007, 한지에
      지우개 가루와 아크릴릭, 116x91


나는 지움의 과정에서 남는 지우개 가루를 이용하여 다시 행태를 구현함으로써 사라지고 있는 대상들의 역설적으로 재생하고 당당할 수 있음을 논증하고자 하였다. 불완전한 실루엣으로 재현된 나무들은 더 이상 현실 속의 생생함이 아니라 과거의 정서적 대상임을 의미한다. "버드나무"연작에서는 현대문명과 여가를 상징하는 자동차나 오리배 같은 인공물과의 대비를 통해 이런 의미를 더 뚜렷이 드러내고자 하였다. 같은 화면 내의 인공물에 비해 나무는 비교적 거대한 크기로 표현되지만 사실적 표현의 정도나 색의 사용 등으로 본다면, 정작 그 존재감의비중은 크기와 반대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나무"에서 금박의 화려한 솔방울들은 번식과 생존을 위한 강렬함을 의미하여 역설적이게도 소나무가 처한 위기 사항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지우개 가루로 재구성된 나무 형상은 부재의 존재를 의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플라톤의 시각으로 정의하자면 그림자에 불과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키스, 2007, 캔버스에 지우개 가루와 한지,
                 100x80.5
지난 전시의 "동물"연작이 버려지는 하찮은 지우개 가루를 이용해 억압받는 동물의 사이비적 존재감을 표현한 것이라면, "나무"연작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물질적 욕망의 추구에서 파괴도고 있는 자연의 존재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처럼 지우개 가루를 이용하여 대상에 대한 연민 또는 부정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는 자유의 여신상이나 모나리자와 같은 대중적 아이콘이 사용된 작품이나 얼룩말 연작에서도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작품 "그리워하다"에서 자유의 여신상은 신자유주의와 연관된 비판적 시각을 투영하고 있는 소재이다. 그것을 항해 날아드는 화려한 나비와의 대비를 통해 현실에 대한 희화(戱畵)적 시선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평면적 패턴으로 보이면서도 입체적 대상이기도한 얼룩말은 그 자체가 중의적이며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온다. "키스"는 마주보는 다른 하나의 얼룩말을 실루엣으로 겹쳐서 처리함으로써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의 부재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미술가 약력

199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9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서양화 전공 졸업
2006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1997  제 1회 개인전, 나화랑, 서울
1999  제 2회 개인전, "행복한 왕자", 보다갤러리, 서울
2000  제 3회 개인전, "동물원 오는 날", 대안공간풀, 서울
2001  제 4회 개인전, "사이비 동물원", 인사미술공간기획, 서울
2002  제 5회 개인전, 한가람갤러리, 예술의전당, 서울
2005  제 6회 개인전, 아트포럼뉴게이트기획, 아트포럼뉴게이트, 서울
         제 7회 개인전, 도올갤러러리 기획, 도올갤러리, 서울
2006  제 8회 개인전, 갤러리아트사이드, 서울
         제9회 개인전, 울산현대예술관, 울산

단체전
       보라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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