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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미술 현장의 동향과 평가 / 미술 감상 안내   
차동하의


편집취재팀   /   2004. 2. 25.
 



차동하의 “삼다(三多)”연작은 그의 과거 수련기를 요약하는 한편 전문미술가로서의 기상을 펼쳐온 최근의 시기를 대리한다. 이 연작에서 시도되는 회화적 실험은 지금도 여전히 그의 작업실에 지속되고 있다. 이 연작의 제목은 제주도의 환경을 세 가지로 응축한 전통적 관습에서 유래된다고 한다. 차동하의 화면에서 제주도의 환경을 암시할 다양한 구체적 모습은 쉽사리 노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색으로 칠된 면들과 몇몇의 형태들을 구별할 때에 세 가지의 특징이 간신히 발견된다.


이 연작의 외관은 마치 다양한 현실의 변화들이 냉정하고 단순한 세 가지의 조건으로만 축약되어 보이게 한다. 삼다가 제주도의 변화무쌍한 환경을 한 마디로 응축하듯 차동하의 화면은 경험의 우여곡절을 세 가지 시각적 조건으로 단호하게 제시하는 듯하다. 이는 삼라만상에 대한 차동하의 회화적 번역 방법으로 보인다. 이 방법은 미술가의 경험을 상징화하는 경로로 판독된다. 이는 현실의 다양한 변화와 경험들이 미술가의 사색을 통해 이룩된 결과이다.


“삼다”연작에서 간헐적으로 노출되거나 겨우 표면이 드러나려고 하는 장지의 바탕은 이 표면을 덮고 있는, 층진 물감의 영역과 구별되고 회화의 전체 사각형 형태와 이웃한 벽면의 실체와 동일한 현실임을 주장하려고 한다. 애초에 제작의 공정에서 이 부분은 접혔던 부분으로서 어두운 칠과의 이웃에서는 그것과 대비되게 밝은 선으로 그리고 밝은 것에서는 어두운 것으로 끈질기게 모든 연작에 걸쳐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려 한다. 이는 관람자의 망막에 비친 시각적 주장으로만 아니라 장지 그 자체의 질긴 물리적 속성이기도 하다.


선으로 암시되는 장지의 물리적 속성은 칠된 색면의 형태들 간의 대립이 갖는 이원론적 속성을 중화한다. 곧 이러한 물리적 특성은 어두운 것도 밝은 것도 아닌 제 삼의 것으로 떳떳하다. 또한 장지는 관람자가 점유하고 있는, 실재하는 공간의 연장인 화랑공간의 흰 벽면과 동일한 구체적 진실이다. 층지거나 가려진 것이 아닌 노출됨으로 자신을 고백하고 있다. 하늘과 땅의 양자 대립에 사람이 존재하듯 장지는 상반된 두 가지의 칠된 구성요소와 대등하게 겨우 겨우 자신을 노출하면서도 차동하의 회화공간의 일관성을 관통하고 있다. 칠이 층지고 스며드는 과정에 생기는 얼룩이 갖는 회화적 흥미만으로 차동하의 회화를 관람자가 진지하게 주시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그 관람자와 가장 닮아 있는 구체적 실체가 발견되기 때문에 그는 그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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