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 무지개를 보다 : 이강우 展

2010. 9. 1.~ 2010. 9. 14.

사이아트갤러리 www.cyartgallery.com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63-1 / 02-3141-8842

초원, 2010, Photographic color print, 100x150

몽골 . 무지개를 보다

이강우

지난 여름 두 번째로 몽골을 찾았다. 7일간의 좋은 여정이었다. 어김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초원이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었다. 그 표면을 가로지른 길들을 즐겁게 달렸다. 드넓은 평원에 흩어진 게르와 가축무리가 마치 깨알 같았다. 변화무쌍한 자태의 구름들이 초록의 대지에 음영들을 다채롭게 수놓고 있었다. 그 틈새로 새어나오는 광선들도 신비로웠다.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도 정겨웠다.

길게 뻗은 바얀고비의 사막은 실로 경탄스러웠다. 모래도 곱 디 고왔다. 사막! 순수한 것만이 남겨진 대지! 거기에 직접 오르니 감흥이 깊게 몰려왔다. 사원에서 승려들의 독경소리가 생경하게 흘러나왔다. 그들의 붉은 도포도 인상적이었다. 이따금씩 초원 저편에서 창공을 가득 메운 먹구름이 빗줄기를 뿌옇게 흩날리며 대지로 쏟아져 내리기도 했다. 그 분위기가 하도 음산하여 두려울 정도였다. 거기로 들어서니 실로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지개가 선명하게 피어오른 것이다. 참으로 환상적이었다.

울란바토르! 나담축제로 들썩거렸다. 잠시 틈을 내서 다양한 층위의 삶이 엮어내는 편린들과 표정들을 들여다보고자 도시의 여기저기를 배회했다. 울란바토르는 몽골 인들에게 신기루와 같은 곳이지 않을까? 결국 도시를 가득 채우고야말 것은 차이를 양산하는 욕망적 이미지들이요, 그 외화로서의 스타일적 기호들일 터다. 혹시 나는 몽골을 채운 무수한 빛깔의 그런 무지개들을 본 것은 아닐까?





 

이강우는 1965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90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3년 同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제까지 18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각종 단체전시에 100여회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