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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의 “호랑이가 말했다”연작


편집취재팀   /   2010. 8. 13.
 

이학재의 “호랑이가 말했다”연작



이희영, 미술평론가

어눌하지만 진솔한 표현으로 관람자에게 가벼운 웃음과 연민을 자극하는 호랑이를 그리는 화가가 있다. 최근 몇몇 미술 활동들은 지나치게 현란하고 자극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사람들을 질리게 하거나 외면하게 할 것이라는 염려에서 비롯 듯하다.
 

    호랑이가 말했다, 2010, 혼합재료
이번에 걸리는 이학재의 호랑이 그림들은 쉽게 읽혀지는 형상의 친화력이 돋보이고 그 염려를 들어 줄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그의 호랑이 그림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2년의 “폴리포니전(展)”에서이다. 당시 호랑이 그림은 그의 동료들이 제작한 추상 회화와 설치물들에 둘러싸였었다. 그 호랑이는 진지하고 기발한 현대미술의 실험들 속에서 치열해야 할 실험의 의지를 포기한 듯 보였다. 그는 지금껏 그 치열함의 포기를 지속하고 있다.



이학재는 평면에 물감을 칠하는 붓질의 노동을 그대로 기록한다. 캔버스 곳곳에 얼룩과 뚝뚝 떨어지는 물감방울이 맺히고 미술가의 몸짓에 따른 붓 자국이 고스란히 남는다. 대상이 섬세하게 묘사되지도 아이디어가 정밀하게 드러나지도 않는다. 잘 완성된 결과보다 제작의 공정이 솔직하게 노출된 셈이다. 여기에는 미술가가 평면을 향해 돌진하는 것에 대한 캔버스의 저항과 반응이 생생하다.
 

      화가의 작업실

그렇다고 그의 화면은 추상표현주의 류(類)의 회화에서 보는 것처럼 분출하는 물감의 물리적 속성을 죄다 뒤집어쓰고 있는 외관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평면의 탄력에 반응하는 손짓, 드러내고자 하는 이미지, 이 둘 다를 한 곳에 공존시키기 위한 미술가의 간헐적 통제가 엿보인다. 따라서 관람자는 그의 화면에서 가공되지 않은 미술가의 몸짓과 호랑이의 이미지를 동시에 읽어내게 된다.



이학재의 호랑이는 관람자의 마음 속에 유전된 형상을 복구하고 미술가 자신을 대신한다. 처음 이학재의 호랑이는 그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자신의 주변을 기록하는 노트에 다른 대상들과 함께 낙서처럼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사사로운 일상과 상념을 이미지로 기술하는 일은 곧 시간의 개입을 요하는 시도이다. 그 시도는 정지된 견고함을 향한 시각의 문제와 멈추지 않는 흐름을 향한 시간의 문제를 회화에 결합하게 했다. 그 결과 풍부한 비유와 의인화, 그리고 쉽게 받아드려지는 호랑이의 이미지를 낳게 되었다.

민화 속 호랑이는 염원의 표현으로 등장한다. 그것은 소망을 실현하는 상징으로 오래도록 한국인의 마음에 있어왔다. 하지만 오늘날 호랑이는 더 이상 염원을 들어 줄 효험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밴츠, 판교 분양권, 롯또와 같은 분투에 그 자리를 내어준지 오래다. 이학재의 호랑이는 치열함을 포기하는 실험을 실천함으로써 회화의 복구, 미술의 복구를 희화적으로 주장한다.







 
      화가 이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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